[히브리어 원뜻성경(197)] 순금으로 등잔대를 쳐 만들되 (출애굽기 25장 31절)

וְעָשִׂ֥יתָ  מְנֹרַ֖ת  זָהָ֣ב  טָהֹ֑ור  מִקְשָׁ֞ה
you shall make a lampstand of pure gold of hammered work
너는 순금으로 등잔대를 쳐 만들되
(출애굽기 25장 31절)

 

성소 안에 있는 진설병 반대편에는 등잔대가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이 등잔대는 어두운 성소 안을 환하게 밝혀주는 하나님의 등불이었는데 망치로 쳐서 만들어져야 했습니다.

 

1. 등잔대의 의미

등잔대는 히브리어로 מְנוֹרָה(발음: 므노라)입니다. 이 단어는 "등불"을 의미하는 נִיר(발음: 니르)에서 파생된 것으로 מְנוֹרָה(발음: 므노라)는 등불을 밝히기 위해 사용되는 기구를 의미합니다. 등잔대는 외부와는 차단된 어두운 성소 안을 환하게 밝혀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 안에서 활동하는 제사장들은 빛을 의지하여 진설병을 교체하거나 기타 활동들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 빛은 금으로 싸인 여러 기구들과 성소 내부를 더욱 찬란하게 만들었을 것인데 빛이 없다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유용한 등잔대는 한 가지 특별한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2. 순금을 쳐 만들어

등잔대는 순금을 쳐서 만들어야 했습니다. 개역개정에 "쳐"라고 되어 있어 쉽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이 단어는 히브리어로 מִקְשָׁ֞ה(발음: 미크샤), 곧 망치질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NASB는 이 단어를 hammered work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쳐서 만드는 것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생각될 지 모르지만 이 등잔대의 구조를 생각한다면 조금은 특별한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등잔대는 중앙의 줄기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세 개의 가지가 뻗어 나갑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는 꽃받침과 꽃이 있는데요, 이러한 형태를 정교하게 구현하거나 효율적으로 제작하려면 가지들과 꽃들을 각각 따로 만들어 붙이는 것이 좋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등잔대는 하나의 순금을 치고 이어서 만들어졌습니다. 중앙의 줄기를 제외하고 여섯가지의 가지가 있고 중간에 여러 장식이 있지만 사실 이 등잔대는 하나입니다. 순금으로 이렇게 정교한 등잔대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등잔대를 만드는 양식을 이렇게 정하셨고 보여주신 양식 그대로 따를 것을 명령하셨습니다(출 25:40). 줄기를 기준으로 대칭을 만들고 완벽한 조화를 갖춰야 할 것을 말씀하신 것은 등잔대가 원래 하나였고 세공된 후에도 하나로 조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은 아닐까요? 출애굽기 25장에 31절부터 40절의 등잔대와 관련된 구절들에 자주 보이는 단어는 "연결하며"인데 사실 이 단어는 히브리어로 מִמֶּ֥נָּה(발음: 밈멘나)입니다. "~으로부터"라는 의미를 가진 מִן(발음: 민)이 사용된 단어로 어떤 하나로부터 여러 장식 또는 모양들이 만들어졌음을 의미합니다. 등잔대는 하나입니다.

 

하나로 만들어진 등잔대는 성소 안을 환하게 비추며 하나님의 영광을 찬란하게 밝힙니다.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은 등잔대는 애당초 성소 안에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양식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기구는 사용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하나가 되는 것은 교회에 적용되는 교훈입니다. 하나의 순금, 하나의 줄기에서 여러 가지가 뻗어나가는 것은 마치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들이 다 하나에서 난 것과 동일한 모습입니다(히 2:11).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에, 승천하시기 전에 아버지 하나님께 그토록 간절히 성도들이 하나 되기를 간구하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교회가 하나될 때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서로 하나 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밝히는 교회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