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원뜻성경(168)] 네가 어느 때까지 내 앞에 겸비하지 아니하겠느냐(출애굽기 10장 3절)

עַד־  מָתַ֣י  מֵאַ֔נְתָּ  לֵעָנֹ֖ת  מִפָּנָ֑י
How long will you refuse to humble yourself before Me?
네가 어느 때까지 내 앞에 겸비하지 아니하겠느냐
(출애굽기 10장 3절)

 

혹자는 바로가 하나님 앞에 굴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하나님께서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능하신 분께서 그의 마음을 그렇게 만드셨으니 회개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악을 행하도록 조종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의 완악함은 자신의 선택이었습니다.

 

1. 언제까지 겸비하지 아니하겠느냐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또는 완강하게 하신 하나님께서 바로에게 언제까지 겸비하지 않겠냐고 물으십니다. 이 문장을 히브리어로 보면 "언제까지"에 מָתַ֣י(발음: 마타이)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는 "넓히다"는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래서 "언제"라는 의미 외에 "한계, 연장"이라는 의미도 가지는데요, 시간적인 의미를 넘어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가야 나에게 겸비하겠는지 하나님께서 물으신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겸비하다"는 의미로 히브리어 עָנָה(발음: 아나)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는 "노력을 가하다, 괴롭히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에서는 해당 단어가 수동형(니팔형)으로 쓰여 "복종하다", 곧 자신을 괴롭게 하다, 또는 자신을 누군가에게 복종하도도록 압력을 가하다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각 단어의 뜻에서 알 수 있듯이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만드시기 전에 그가 스스로 하나님께 복종하기를 거부했습니다. 바로는 분명히 말했습니다.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 나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니"(출 5:2). 그의 말대로 하나님께서는 다양한 이적으로 그에게 자신이 여호와임을 나타내셨습니다.

 

2. 애굽이 망한 줄을 알지 못하시나이까

일곱번째 메뚜기 재앙이 애굽 전역을 휩쓸고 지나갔을 때 바로의 신하들은 여전히 완악한 마음을 품고 있는 그들의 왕에게 애굽이 이미 망했다는 것을 알지 못하냐고 전했습니다(출 10:7). 흥미로운 점은 출애굽기 10장 7절에 번역된 "망했다"는 단어가 히브리어로 אָבַד(발음: 아바드)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바로에게 명령하신 것은 자신의 백성이 자신을 섬기도록 보내라는 것이었는데 그 때 사용된 "섬기다"는 단어가 발음이 똑같은 עָבַד(발음: 아바드)입니다. 그리고 마치 이 두 단어를 비교하려는 것처럼 출애굽기 10장 7절에는 한 문장에 두 단어가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완강하게 하셨다는 의미로 כָּבֵד(발음: 카베드)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는 재앙의 정도를 나타낼 때 중의적으로 사용하셨음을 보았습니다. 아울러 "완악하게"라는 단어와 관련해서는 חָזַק(발음: 하자크)라는 단어를 사용하셨는데 이 단어는 메뚜기를 불어 가는 서풍의 강렬함을 나타낼 때 또한 사용되었습니다(출 10:19).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바로와 관련된 일들에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셨습니다.

 

마음을 무겁게 하면 무거운 재앙이, 마음을 강하게 하면 강한 재앙이, 하나님을 섬기지 않으면 파멸이 옵니다.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내가 어떻게 하나님 앞에 서야 할 지 돌이켜봅니다. 아직도 주 앞에 굽히지 못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바로의 모습은 나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은 아닌지... 하나님 앞에 온전히 순종하게 되길 소망합니다. 성령께서 순종의 능력을 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