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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 원뜻성경(111)] 레아가 사랑받지 못함을 보시고 (창세기 29장 31절)히브리어(구약성경) 2022. 10. 19. 14:12
וַיַּ֤רְא יְהוָה֙ כִּֽי־ שְׂנוּאָ֣ה לֵאָ֔ה וַיִּפְתַּ֖ח אֶת־ רַחְמָ֑הּ וְרָחֵ֖ל עֲקָרָֽה
And when the LORD saw that Leah was hated he opened her womb but Rachel was barren
여호와께서 레아가 사랑 받지 못함을 보시고 그의 태를 여셨으나 라헬은 자녀가 없었더라
(창세기 29장 31절)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아내만큼 불쌍한 사람도 없습니다. 원하지 않은 결혼이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야곱은 좀처럼 레아에게는 사랑을 주지 않았습니다. "사랑받지 못했다"는 말이 히브리어로는 שָׂנֵא(발음: 사네)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 단어는 기본적으로 "미워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무관심이 아니라 미움을 받았다면 레아의 인생은 정말 비참했을 텐데요, 하나님께서는 레아를 불쌍히 여기사 4명의 아들을 주셨습니다.
1. 르우벤(보라! 아들이다)
첫째 아들의 이름은 르우벤입니다. 히브리어로 רְאוּבֵ֑ן(발음: 레우벤)인데 "보다"라는 의미의 רָאָה(발음: 라아)와 "아들"이라는 의미의 בֵּן(발음: 벤)이 합성되었습니다. 그 당시 문화에서 아들을 낳는다는 것, 특히 장자를 낳는다는 것은 아내의 입장에서 큰 축복이었죠. 남편에게는 사랑받지 못해도 장자를 낳았다는 것을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자신의 고난에 대해 하나님께서 רָאָה(발음: 라아), 즉 "돌보셨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2. 시므온(들으셨다)
둘째 아들의 이름은 시므온입니다. "듣다"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שָׁמַע(발음: 샤마)에서 파생된 단어인데요, 이스마엘도 같은 어근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창세기 29장 33절에 기록된 레아의 고백처럼 자신이 사랑받지 못함을 하나님께서 들으셨다는 의미로 둘째 아들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아무도 몰라주는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듣고 위로하셨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 분은 위로의 하나님이십니다.
3. 레위(나와의 연합)
셋째 아들의 이름은 레위입니다. "연합하다"는 의미의 히브리어 לָוָה(발음: 라바)와 "나"를 의미하는 접미사의 합성어인데요, 야곱을 향한 레아의 바람 또는 기대가 드러나 있습니다. 불가능해 보였던 야곱의 사랑을 얻는 일이 레위를 낳음으로써 가능하게 될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4. 유다(찬송하게 될 것이다)
넷째 아들의 이름은 유다입니다. 히브리어로 יְהוּדָ֑ה(발음: 예후다)인데 "찬양하다"는 의미의 יָדָה(발음: 야다)의 미완료 사역형(히필형)으로 보입니다. 즉 내가 찬송하겠다는 의미보다 하나님께서 크신 일을 행하시므로 나를 찬양하게 하셨다는 것인데요, 특별히 창세기 29장 35절에 "이제는"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הַפַּ֙עַם֙(발음: 합파암)이 함께 기록되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에 대한 그녀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네 명의 이름과 관련해서 조금 안타까운 것은 아들들의 이름을 레아가 지었다는 것입니다. 이삭의 이름은 하나님이 지어주셨고 에서의 이름은 이삭과 리브가가 함께 지었고 야곱은 이삭이 지은 것처럼 히브리어 동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네 명의 아들들은 레아가 지었다는 것을 동사의 여성형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들들의 이름을 혼자서 지어야만 하는 사랑받지 못한 레아의 입장이 측은하기도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네 명의 아들들을 더하심으로 그녀를 위로하셨습니다. 네 명의 이름에는 그녀의 삶에 개입하신 하나님의 속성이 드러납니다. 하나님은 "돌보셨고", "들으셨으며", "연합하도록 하셨고", 끝내 "찬양하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먼저 크신 은혜를 베푸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요일 4:19). 사랑받지 못하는 자에게 사랑을 입히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나 역시 어디에서도 볼품없는 죄인인데 그런 자를 위해 가장 귀한 아들을 보내신 것을 기억하며 찬양을 드립니다. 그 분이 참 사랑이십니다(요일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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