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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브리어 원뜻성경(112)] 내게 자식을 낳게 하라 (창세기 30장 1절)
    히브리어(구약성경) 2022. 10. 20. 09:20
    וַתֵּ֣רֶא  רָחֵ֗ל  כִּ֣י  לֹ֤א  יָֽלְדָה֙  לְיַעֲקֹ֔ב  וַתְּקַנֵּ֥א  רָחֵ֖ל  בַּאֲחֹתָ֑הּ  וַתֹּ֤אמֶר  אֶֽל־  יַעֲקֹב֙  הָֽבָה־  לִּ֣י  בָנִ֔ים  וְאִם־  אַ֖יִן  מֵתָ֥ה  אָנֹֽכִ
    And when Rachel saw that she bare Jacob no children Rachel envied her sister and said unto Jacob Give me children or else I die

    라헬이 자기가 야곱에게서 아들을 낳지 못함을 보고 그의 언니를 시기하여 야곱에게 이르되 내게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죽겠노라
    (창세기 30장 1절)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은데(창 29:17) 이름도 라헬(암양)이며 남편도 자신을 사랑하지만 아이가 없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언니와 비교해서 어느 하나 꿀릴 것이 없었을 듯한 라헬... 아이가 없다는 사실 하나로 엄청난 시기가 일어났습니다.

     

    1. 내게 자식을 낳게 하라

    라헬은 자신이 아이를 갖지 못하는 이유를 야곱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내게 자식을 낳게 하라"는 히브리어로 הָֽבָה־  לִּ֣י  בָנִ֔ים(발음: 하바 리 바님)인데 "주다"라는 의미의 יָהַב(발음: 야하브)가 사용되었습니다. 동사의 의미를 그대로 반영하여 직역하면 "내게 자식을 달라"가 됩니다. 이어지는 문장, 곧 "그렇지 않으면 죽어 버리겠다"고 하는 말을 보니 라헬이 정신나간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야곱이 무슨 힘이 있어 라헬에게 자식을 줄 수 있을까요. 그녀가 지금 그것을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언니를 향한 극에 달하는 시기를 풀 곳이 없어 돌아버릴 지경인 듯 합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야곱에게 사랑스러웠을 리가 없습니다. 7년을 며칠같이 여기며 라헬을 얻기 위해 봉사한 야곱은 그녀를 향해 동일한 "분노"를 발합니다. 창세기 30장 2절에 야곱은 라헬에게 "성을 내었다"고 기록이 되어 있는데 히브리어로 וַיִּֽחַר־  אַ֥ף(발음: 바이하르 아프)입니다. "타다, 분노에 불이 붙다"라는 의미의 חָרָה(발음: 하라)와 "코, 분노"를 의미하는 אַף(발음: 아프)로 구성된 문장인데요, 화가 나서 콧김을 내며 씩씩대는 것처럼 야곱이 엄청 화를 냈음을 나타냅니다. 영원할 것만 같던 사람 사이의 사랑은 질투라는 감정과 분노 앞에서 이렇게 쉽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2. 하나님이 나를 경쟁에서 이기게 하셨다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야곱을 통해 들었으면서도 라헬은 기도하기보다 방법을 찾습니다. 빌하를 통해 아이를 낳기로 한 것인데요, 이로 인해 두 아들을 얻었습니다. 첫째 이름은 דָּֽן(발음: 단)이라고 지었습니다. "판단하다"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דִּין(발음: 딘)에서 파생된 단어로 자신의 소리를 하나님이 들으시고 판단해 주셨다는 의미입니다. 둘째 이름은 נַפְתָּלִֽי(발음: 나프탈리)로 "경쟁하다"는 의미의 פָתַל(발음: 파탈)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둘째 이름의 의미는 "나의 경쟁"입니다. 그런데 창세기 30장 8절에서 라헬은 자신이 언니와 경쟁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그 경쟁을 נַפְתּוּלֵ֨י  אֱלֹהִ֧ים(발음: 나프툴레 엘로힘)이라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이 문구를 "큰 경쟁"이라고 번역하는데 단어의 원 의미를 그대로 적용하면 "하나님의 경쟁" 또는 "하나님이 하게 하신 경쟁"이 됩니다. 라헬은 פָתַל(발음: 파탈)을 계속해서 수동형(니팔형)으로 사용하며 마치 자신이 경쟁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드신 경쟁 속에서 승리를 쟁취한 것처럼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자신의 시기심으로 인해 경쟁을 만든 것인데도 말이지요. 하나님은 경쟁을 시킬 생각도 없고 라헬을 승리하게 할 생각도 없으십니다. 

     

    라헬은 빌하를 통해 아들들을 얻은 것에 대해 하나님께서 판단하시고 경쟁에서 승리하게 하신 것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일들에 대해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모두 라헬의 자의적인 선택과 해석일 뿐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말을 자주합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하신 것 같아"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일이 일어나도록 허락하시지만 개입하지는 않으십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을 떠나 자기 마음대로 살 때는 내버려 두기도 하십니다(롬 1:26). 그러므로 어떤 일이 진행될 때 자신을 돌아보고 혹시라도 나의 욕심이 일을 진행시키지는 않았나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의 일을 하나님의 일로 바꾸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을 경쟁이나 부추기는 나쁜 분으로 드러내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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