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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브리어 원뜻성경(110)] 나를 속이심은 어찌됨이니이까 (창세기 29장 25절)
    히브리어(구약성경) 2022. 10. 18. 11:04
    וַיְהִ֣י  בַבֹּ֔קֶר  וְהִנֵּה־  הִ֖וא  לֵאָ֑ה  וַיֹּ֣אמֶר  אֶל־  לָבָ֗ן  מַה־  זֹּאת֙  עָשִׂ֣יתָ  לִּ֔י  הֲלֹ֤א  בְרָחֵל֙  עָבַ֣דְתִּי  עִמָּ֔ךְ  וְלָ֖מָּה  רִמִּיתָֽנִי
    And it came to pass that in the morning behold it was Leah and he said to Laban What is this thou hast done unto me did not I serve with thee for Rachel wherefore then hast thou beguiled me

    야곱이 아침에 보니 레아라 라반에게 이르되 외삼촌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행하셨나이까 내가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을 섬기지 아니하였나이까 외삼촌이 나를 속이심은 어찌됨이니이까
    (창세기 29장 25절)

     

    사랑하는 라헬을 얻을 생각으로 7년 동안 봉사한 야곱. 그에게는 7년이 그저 며칠 같았습니다. 야곱은 마침내 라헬을 아내로 맞이한 줄 알았는데 자고 일어나 보니 자신의 옆에 있던 여자는 레아였습니다.

     

    1. 레아의 의미

    창세기 29장 16-17절에는 라반의 두 딸에 대한 소개가 나옵니다. 레아는 "시력이 약하고"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히브리어로 וְעֵינֵ֥י  לֵאָ֖ה  רַכֹּ֑ות(발음: 브에네 레아 라코트)이며 직역하면 "레아의 눈은 연약했다(여리여리했다)"입니다. 그러므로 꼭 시력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눈에 총기가 없는 것으로 이해하면 어떨까 싶은데요, 바로 이어서 라헬의 외모와 비교한 것을 통해 그런 의도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לֵאָ֖ה(발음: 레아)의 이름에는 "지친, 피곤한"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왜 딸의 이름을 굳이 그런 의미의 단어로 지었을까요? 부드러운 성품으로 자라길 원한다면 "온유"라고 지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후에 등장하는 라반의 모습을 비추어 볼 때 분명 외적인 특징을 그대로 이름에 반영한 것 같습니다. 이 לֵאָ֖ה(발음: 레아)라는 단어는 창세기 19장 11절에 천사들이 사람들의 눈을 어둡게 해서 문을 찾느라 "헤매었던" 상태를 나타낼 때도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는 לָאָה(발음: 라아)에서 파생된 것인데 לָאָה(발음: 라아)에는 "헛되이 일하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7년 동안 라헬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야곱이 얻은 것은 "지치고 피곤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헛된 7년을 보냈고 매우 화가 났습니다.

     

    2. 왜 나를 속였습니까?

    화가 난 야곱은 외삼촌 라반에게 왜 자신을 속였는지 물어봅니다. "속이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רָמָה(발음: 라마)인데 원래 "쏘다, 던지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단어가 강조형(피엘형)으로 쓰여 "속이다"가 된 것인데 단어의 원래 뜻을 생각하면 장난으로 속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기만하여 마음의 큰 상처를 받게 하는데 사용되는 단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야곱의 질문에 라반은 아주 의미심장한 대답을 합니다.

     

    "언니보다 아우를 먼저 주는 것은 우리 지방에서 하지 아니하는 바이라"(창 29:26)

     

    여기서 "언니"라고 번역된 단어는 히브리어 בְּכִירָה(발음: 베키라)입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이 단어는 야곱이 형으로부터 빼앗은 장자권, 곧 בְּכוֹר(발음: 베코르)의 여성형입니다. 라반이 야곱을 속인 것은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그러나 야곱 역시 이 말을 외삼촌에게서 들었을 때 깊은 생각에 잠겼을 것입니다. 장자도 아니었던 자신이 장자권을 얻기 위해 속임수를 썼던 지난 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을 것입니다. 끝내 그가 얻은 것은 타지에서의 피곤하고 지친 생활뿐이었고 7년이라는 시간의 낭비였습니다. 야곱은 라반의 이 말에 추가로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는 외삼촌의 말대로 레아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7일을 모두 채웠고 다시 라헬을 위해 7년을 봉사했습니다. 아마도 야곱은 외삼촌의 속임수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지만 그 안에서 자신을 가르치시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한 것 같습니다.

     

    사람은 이기적이라서 과거에 자신이 행한 일은 금방 잊어 버리고 지금 자신이 당한 억울한 일만 생각하는 듯 합니다. 야곱도 동일한 상황이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생각하셨고 계속해서 그를 다듬어가기를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발 뒤꿈치를 잡으면서 태어나고 팥죽으로 장자권을 빼앗고 아버지를 속여 축복을 빼앗은 지난 날의 야곱은 이제 조금씩 하나님 안에서 겸손해지고 성숙해지는 듯 합니다. 우리도 하나님 안에서 그런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이면서 감사한 일은 우리 아버지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계속 다듬어 가신다는 것입니다. 그 분의 주권을 인정하며 기꺼이 레아를 받아들이는 우리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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