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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 원뜻성경(60)] "형제"라는 말의 무게 (창세기 13장 8절)히브리어(구약성경) 2022. 7. 15. 11:40
וַיֹּ֨אמֶר אַבְרָ֜ם אֶל־ לֹ֗וט אַל־ נָ֨א תְהִ֤י מְרִיבָה֙ בֵּינִ֣י וּבֵינֶ֔יךָ וּבֵ֥ין רֹעַ֖י וּבֵ֣ין רֹעֶ֑יךָ כִּֽי־ אֲנָשִׁ֥ים אַחִ֖ים אֲנָֽחְנוּ
And Abram said unto Lot Let there be no strife I pray thee between me and thee and between my herdmen and thy herdmen for we be brethren
아브람이 롯에게 이르되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
(창세기 13장 8절)아브람은 롯과 함께 다시 벧엘로 돌아왔는데 문제가 하나 발생했습니다. 그들의 소유가 너무 많아 목자들이 서로 다투었고 그런 와중에 거주민들도 있어 더 이상 함께 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이 상황을 해결하고자 아브람은 롯에게 두 가지 제안을 합니다.
1.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
먼저 아브람은 목자들 사이에 서로 다투지 않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일반적인 관계 속에서도 다투는 것이 옳다고 여겨지지 않기에 아브람의 제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소유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이는 사람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꼭 그렇게 생각할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아브람은 서로의 목자들이 싸우지 않도록 하자는 이유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그들이 한 친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한 친족이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אֲנָשִׁ֥ים אַחִ֖ים(발음: 아나쉼 아힘)인데 אַחִ֖ים(발음: 아힘)은 원래 אָח(발음: 아흐)의 복수형으로 "형제"라는 의미입니다. 아브람과 롯은 형제 사이는 아니지만 히브리어 표현 그대로 "형제인 사람들"로서 깊은 혈연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하다보니 이제는 혈연관계조차도 큰 가치를 가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형제 사이뿐만 아니라 부모 자식 간에도 다툼으로 인해 연을 끊는 일들을 보기도 하는데요, 하나님 앞에 옳다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도 성도들을 형제로 부르셨습니다. 그리스도의 피로 연결된 관계는 그 어떤 혈연관계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성도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요.
2. 나를 떠나가라, Please
창세기 13장 9절에서 아브람은 롯에게 원하는 땅으로 떠날 것을 제안합니다. 그러면서 선택권을 롯에게 먼저 줍니다. 사실 아브람은 삼촌이고 연장자이기에 롯보다 먼저 자신이 원하는 곳을 선택할 권리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기에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브람은 형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롯이 먼저 좋은 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롯이 연장자로서의 권위를 주장하지 않은 것은 다른 표현을 통해 알 수 있는데요, "나를 떠나가라"는 문장은 히브리어로 הִפָּ֥רֶד נָ֖א מֵעָלָ֑י(발음: 힙파레드 나 메알라이)입니다. 이 문장을 보면 개역개정에는 번역되지 않은 단어 하나를 찾을 수 있는데요, 바로 נָ֖א(발음: 나)입니다. 이 단어는 "부탁한다, 부디" 등의 의미를 가지며 영어로 "Please"에 해당됩니다. 다시 말해 아브람은 롯에게 강한 명령조로 자신을 떠나라고 한 것이 아니라 간청하는 듯한 겸손한 태도로 제안한 것입니다.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조카를 함부로 대하지 않은 아브람의 성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사회에서나 교회에서나 형제라는 단어의 무게가 많이 가벼워진 것 같습니다. 아브람은 롯이 형제라는 이유만으로 배려하고 겸손하게 대해주었는데 말이죠. 형제를 실족하게 만들면 연자맷돌을 매고 바다에 빠지라고 한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얼마나 엄숙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연장자라고 해서, 또는 리더의 위치에 있다고 해서 형제를 쉽게 대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돌이켜봅니다. 말 한 마디라도 가볍게 건네지 말고 모든 일에 신중함을 유지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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