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라어 원뜻성경(8)] 거듭나지 아니하면(요한복음 3장 3절)

ἐὰν μή τις γεννηθῇ ἄνωθεν

unless someone is born again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요한복음 3장 3절)

 

예수께서 베푸시는 놀라운 일들을 본 니고데모는 그분이 하나님으로부터 오신 분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니고데모가 예수님을 통해 무슨 말을 듣고 싶었는지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으나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가장 필요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가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1. 거듭나지 아니하면

몇몇의 성경 번역본은 "거듭나다"라는 단어에 주석을 붙여 이 단어가 다른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고 적어 놓았습니다. "거듭나다"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ἄνωθεν(발음: 아노쎈)인데 이 단어는 기본적으로 "위로부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어와 관련된 몇 가지 정보를 아는 것은 정확한 의미 파악에 도움이 됩니다. 먼저 ἄνωθεν의 접두어인 ἄνω(발음: 아노)는 "위에서"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이 단어는 "거듭나다"는 의미에 적용되는 "다시"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ἄνωθεν은 요한복음 3장 31절에서 다시 한 번 사용되었는데 이 때는 "위로부터"라는 의미로 번역이 되었습니다. 만약 요한복음 3장 31절을 "다시"로 번역하면 이상한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예수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사람이 위로부터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 그러나 니고데모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사람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3.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정확한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5절에서 성령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 물과 성령으로

예수님은 위로부터 태어나는 것의 의미를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문장은 마치 물과 성령이 위로부터 태어나는 수단처럼 느껴져서 독자들의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요한복음 3장 6절을 참고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5절과 동일하게 "으로"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번역이 되었지만 6절에서는 그것이 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으로"는 무언가의 원천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는 것은 성령으로 태어난 생명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물과 성령"은 "물, 곧 성령"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아 보이는데 요한복음에서 성령을 물로 묘사하기 때문입니다(요 7:37-38). "물과 성령"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ἐξ ὕδατος καὶ πνεύματος로 "그리고"의 의미로 많이 사용되는 καὶ로 연결되어 있는데 καὶ는 성경에서 한 단어의 의미를 추가할 때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거듭나야 한다는 말이 단지 사람이 변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면 예수께서 의도하신 것과는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개과천선하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위로부터, 성령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받는 것을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용어 하나를 사용함에 있어서도 그 원래의 의미를 알고 정확히 말할 수 있다면 하나님의 말씀으로 교제하는데 불필요한 오해를 피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거듭남이라고 하는 것을 특별한 용어인 것처럼 사용하지 말고 성령을 통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또 성령께서 그 사람 안에 내주하시는 것으로 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당신은 거듭났습니까?"라고 물어보는 것 대신에 "당신은 성령으로 새로운 생명을 받았습니까?", "성령께서 내주하십니까?"라고 물어보면 어떨까요? 하나님께서 주신 영원한 생명이 내 안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하루가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