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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 원뜻성경(243)] 온전히 바쳐진 그 사람은 다시 무르지 못하나니 반드시 죽일지니라(레위기 27장 29절)히브리어(구약성경) 2024. 9. 10. 08:57
כָּל־חֵ֗רֶם אֲשֶׁ֧ר יָחֳרַ֛ם מִן־הָאָדָ֖ם לֹ֣א יִפָּדֶ֑ה מֹ֖ות יוּמָֽת
No one who may have been set apart among mankind shall be ransomed; he must be put to death.온전히 바쳐진 그 사람은 다시 무르지 못하나니 반드시 죽일지니라
(레위기 27장 29절)하나님께 대한 서원의 무게는 매우 무겁습니다. 어느 누구도 함부로 하나님 앞에 서원하지 못하며, 서원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때로 부득이한 상황에서 서원한 것을 무를 일이 있기도 했습니다. 서원의 대상이었던 물건 또는 생물들을 값을 더하여 무를 수도 있었지만 "하나님께 온전히 바쳐진 것"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1. 온전히 바쳐진
서원 자체에 "온전히 바쳐졌다"는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온전히 바쳐진" 사람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왜 그 사람만 다른 것과는 다르게 무를 수 없었던 것일까요? 먼저 "온전히 바쳐진"에 사용된 히브리어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사용된 단어는 히브리어 חֵ֫רֶם(발음: 헤렘)인데 이 단어는 기본적으로 "진멸의 대상"으로 사용됩니다. 개역개정이나 기타 영어 성경에는 "바쳐지다", 또는 "구별되다"의 의미로 번역되었지만 여리고 성을 파괴할 때 이 단어가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레위기 27장 29절의 "온전히 바쳐진 사람"은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 따로 구별된 사람이라기보다, 악한 일로 인해 진멸을 당할 대상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약속의 땅에 있었던 가나안 민족들이 חֵ֫רֶם(발음: 헤렘)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는 약속의 땅에 들어갈 때 그 땅의 민족들을 멸절하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사람들의 생각에 사람들을 그냥 죽이는 것보다 그들을 잡아서 노예로 만들거나 팔면 더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또는 인도주의적인 사고로 그들을 죽일 수 없고 살려줘야 한다고 말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חֵ֫רֶם(발음: 헤렘)의 대상이 되었다면 그것은 절대로 무를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어떤 이유를 제시하더라도 절대로 구해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 대상은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2. 반드시 죽일지니라
히브리어에서 동사가 서로 다른 형태로 두 번 사용되면 그것은 강조를 의미합니다. 구약성경에 너무나도 많이 나오는 표현이 오늘 본문에도 등장합니다. "죽다"라는 의미의 מוּת(발음: 무트)가 מֹ֖ות יוּמָֽת로 사용되어 "반드시 죽일지니라"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은 반드시 그대로 되어야 합니다. 사람의 생각으로 하나님의 뜻을 변경할 수 없습니다. 서원에 관하여 레위기 27장에서는 서원 대상이 된 모든 것은 우열을 가리지 말고 그대로 드리라고 했습니다. 때로 하나님께 바치고자 했던 물건이 좋지 않아서 더 좋은 것으로 바꾸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보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자신에게 드려지는 것들의 "품질"이 아니라 서원한 것을 그대로 지키는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순종을 원하시지 좋은 것만 가져오기를 바라시는 것은 아닙니다. 서원을 쉽게 무르고, 서원의 대상을 바꾸므로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것이 오히려 하나님 앞에 합당하지 않은 일입니다.
서원은 거래가 아닙니다. 야곱의 서원을 보면 마치 그것이 하나님과의 조건적인 거래인 것 같지만, 사람이 하나님과 어찌 거래할 수 있겠습니까? 서원은 하나님 앞에서 그 분의 은혜에 감사하는 고백과 보답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 서원은 함부로 취급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것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입니다. 서원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불가항력적인 환경때문이라기보다 사람 자신의 생각때문일 것입니다. 온전히 바쳐진 사람을 절대로 무를 수 없었듯 하나님께서 정하신 모든 서원을 있는 그대로 순종할 줄 아는 겸손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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