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히브리어 원뜻성경(235)]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레위기 17장 11절)
    히브리어(구약성경) 2024. 6. 24. 10:25
    נֶ֣פֶשׁ הַבָּשָׂר֮ בַּדָּ֣ם הִוא֒
    the life of the flesh is in the blood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레위기 17장 11절)

     

    보통 대속(atonement)를 말하기 위해 레위기 17장 11절을 인용하지만 사실 이 구절은 "피를 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의 근거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세기 9장 4절부터 피를 먹지 말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피를 먹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기에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엄히 금하셨을까요?

     

    1.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기 때문이다

    조금 어려워도 레위기 17장 11절은 히브리어 구문 분석을 하는 것이 유익합니다. 먼저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에 해당하는 구절은 이유를 나타내는 접속사 כִּ֣י(발음: 키)로 시작합니다. 따라서 앞선 17장 10절과 연계하여 이 구절을 다시 써보면 "피를 먹지 말라. 왜냐하면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기 때문이다"가 됩니다. 그리고 "피에 있다"라는 말은 히브리어 בַּדָּ֣ם(발음: 받담)인데 전치사 בְּ(발음: 브)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 안에"가 되어 "생명은 피 안에 있다"가 됩니다. 그래서 NASB는 이를 "the life of the flesh is in the blood"으로 번역하여 그 의미를 드러냈는데요, 어떤 번역을 취하든 생명이 피에 있다는 의미를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이 בְּ(발음: 브)가 속성을 나타내는 전치사로 사용된다고 하는데 그 모든 배경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번역이 되지 않은 것만 같은 הִוא֒(발음: 히)에 더 관심이 가는데요, 이 단어는 "그, 그녀, 그것"을 지칭하는 대명사입니다. 여기에서는 여성 단수로 쓰여 여성형 명사인 "생명"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같은 구절(레 17:11) 내에서 한 번 더 사용되는데 이어지는 구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에서는 "피"를 지칭하는 남성 단수로 사용되었습니다. 정리하면 대명사 הִוא֒(발음: 히)가 한 번은 생명을, 한 번은 피를 지칭함으로써 생명과 피를 대등하게 비교하고 둘이 완전히 하나인 것처럼 성경은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번역되지 않은 저 단어를 넣어 레위기 17장 11절의 두 구절을 다시 써보면 "육체의 생명, 그것은 피에 있기 때문이다. 피, 그것은 생명이기 때문이다."가 되는 것이지요.

     

    2. 피를 먹는다는 것

    고대 문화 속에서 피를 먹는다는 것은 그 생명의 힘의 원천을 자신 안으로 들어 붓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곰의 피를 먹으면 곰의 힘과 강한 생명력을 갖게 된다는 생각이지요.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런 우상숭배와 같은 생각을 경계하시고자 사람들에게 그런 명령을 내렸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보다 하나님께서는 그 생명 자체에 대한 신성함을 사람들에게 강조하시며 피가 대속을 위해 사용되는 만큼 생명을 다루는 것과 동일하게 대해야 함을 알려주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피를 먹는 행위는 야만적이라는 개념을 넘어 생명을 소중히 다루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결국 생명의 주인되시는 하나님을 멸시하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본성적으로도 피를 먹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고기는 살을 불에 익혀 먹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피를 먹는다는 것은 그것을 행하는 자의 의도가 분명하게 담겨 있는 것입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려는 악한 의도, 그것이 피를 먹는 행위로 반영된 것입니다.

     

    너무나도 오래된 단어일지 모르는 "물질만능주의". 이제는 이런 단어를 사용하지도 않고 그 단어가 얼마나 위험한 사상을 전달하는 것인지도 얘기하지 않는 듯 합니다. 이미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한 생명의 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고 여기는 것은 아닐까요? 과거에도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는 많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의 많은 흑인들은 물건처럼 취급되어 돈 받고 팔렸습니다. 독재자는 잘못된 프레임을 씌워 아무 죄도 없는 민족을 대량으로 학살했습니다. 이와 같은 큰 사건들 외에 우리 삶에 일어나고 있는 "생명경시풍조"는 없을까요? 개념을 확장해 보면 우리 주변에 있는 한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것도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생명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נֶ֣פֶשׁ(발음: 네페쉬)는 "영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각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는 태도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임을 잊지 말고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작은 인격도 소중히 여기는 그리스도인이 되길 소망합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