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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 원뜻성경(233)] 살아 있는 새는 들에 놓을지며 (레위기 14장 7절)히브리어(구약성경) 2024. 6. 3. 09:09
וְשִׁלַּ֛ח אֶת־הַצִּפֹּ֥ר הַֽחַיָּ֖ה עַל־פְּנֵ֥י הַשָּׂדֶֽה
He shall let the live bird go free over the open field(레위기 14장 7절)
살아 있는 새는 들에 놓을지며한 번 나병에 걸렸다고 해서 영원히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격리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공동체를 거룩하게 유지하는 것이지 죄인을 아예 끊어버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나병에 걸린 사람들이 다시 공동체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규례를 정하셨습니다. 그 규례에는 정결한 새 두 마리가 필요했습니다.
1. 하나는 흐르는 물 위에서 잡고
제사장이 진영 밖으로 나가서 나병 환부가 나았는지 확인한 후 병이 나았다고 판단되면 회복된 나병 환자는 새 두 마리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이 중 하나는 흐르는 물 위에서 잡았습니다. 이 문장에서 "흐르는"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חַיִּֽים(발음: 하임)입니다. 사시 이 단어의 본래 의미는 "살아있는"인데 아마 "살아있는 물"이라는 말이 어색하기 때문에 개역개정 및 대부분의 영어성경이 "흐르는"이라는 의미로 번역한 것 같습니다. 헬라어로 쓰여진 구약성경(70인역)에는 해당 단어가 ζῶντι(발음: 존티)로 번역이 되었는데 "살아있는"이라는 의미 그대로 기록했습니다.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든 생명과 관련된 거룩한 환경 속에서 새를 잡았어야 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마치 번제와 속죄제를 드릴 때 거룩한 곳에서 잡았던 것처럼 말이지요. 거룩한 곳에서 죽음을 당한 새의 피는 정결함을 받을 자에게 일곱 번 뿌려졌습니다. 숫자 일곱은 보편적으로 "완전함"을 상징합니다. 그렇게 일곱번 뿌려진 피를 통해 나병 환자는 완벽히 정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른 새의 역할이 남았습니다.
2. 살아있는 새는 들에 놓을지며
이미 죽임을 당한 새와는 달리 살아있는 새는 들에 놓여졌습니다. 이 새는 백향목, 홍색 실, 그리고 우슬초와 함께 물 위에서 잡은 새의 피가 찍혔는데 새에 어떤 식으로 피를 묻혔다는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새는 이미 죽은 새와 관련이 없이 들에 놓여진 것이 아니라 그의 죽음의 피를 가진 채 들에 놓여졌습니다. 두 새가 의미하는 바와 나병에서 정결함을 받는 자의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나병은 죄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모든 죄는 한 생명의 죽음을 통해서만, 피를 통해서만 속죄함을 받습니다. 그 피가 한 사람의 죄를 완전히 깨끗하게 했다면 그는 더 이상 그 죄의 영향 아래에 놓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다른 한 새가 죽은 새의 피를 가진 채 놓여진 것을 통해 나병에서 정결함을 받은 사람의 의롭게 된 자유로운 상태를 묘사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다시 이스라엘 공동체에 돌아간다고 할 지라도 사람들은 그의 나병 이력을 기억하며 그 사람을 피하려고 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들에 놓여진 새처럼 더 이상 그가 과거의 죄에 얽매일 필요가 없음을 선포하시려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스라엘 공동체는 그 사람을 정결함 가운데 거룩한 모임으로 받아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 백성의 거룩한 모임에 그 어떠한 죄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때로 죄가 가볍게 처리되는 세상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고린도교회도 교회 내에 분명히 잘못된 죄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과감하게 처리하지 못해 바울의 책망을 받았습니다. 앞선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죄를 끊어내는 것에 담대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진심으로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고 회개한 사람이 있다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를 받아주는 것도 분명히 요구됩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의 피가 없었다면 무엇하나 자랑할 수 없는 죄인이었습니다. 한 죄인이 그 죄에서 놓였다면 더 이상 그 아픔에 머무르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는 거룩함을 유지하되 언제나 그리스도께서 죄인을 받아주신 것과 같은 사랑을 잃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과거에 머무른 잘못된 시선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면 그것을 버릴 줄 아는 지혜도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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