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원뜻성경(164)] 나는 입이 둔한 자니이다(출애굽기 6장 12절)

וַאֲנִ֖י  עֲרַ֥ל  שְׂפָתָֽיִם
me who am of uncircumcised lips
나는 입이 둔한 자니이다
(출애굽기 6장 12절)

 

바로에게 하나님의 명령을 전했다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노역이 더 심해진 것을 본 모세.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그에게 이스라엘 민족과 바로에게 전할 말을 알려 주십니다. 자신의 말로 인해 상황이 악화된 것을 경험한 모세는 자신이 말을 잘 하지 못해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여깁니다.

 

1. 나는 입이 둔한 자니이다

계속되는 하나님의 명령에 모세는 자신을 입이 둔한 자라고 하나님께 말합니다. "입이 둔한 자"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עֲרַ֥ל  שְׂפָתָֽיִם(발음: 아랄 스파타임)입니다. 각각의 단어를 살펴보면 먼저 עֲרַ֥ל(발음: 아랄)은 "할례받지 않은"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포피"라는 의미를 가진 עָרְלָה(발음: 오를라)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할례받지 않은"이라는 말은 무언가를 거둬내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듯 합니다. 이어지는 단어 שְׂפָתָֽיִם(발음: 스파타임)은 "입술"을 의미하는 שָׂפָה(발음: 샤파)의 복수형입니다. 이 두 단어의 의미를 직역하면 입이 둔하다는 것은 "할례받지 않은 입술"을 의미하며 할례를 받지 않았다는 말은 약속의 자손에 대한 개념이나 거룩에 대한 것이 아닌 입술을 무언가가 덮고 있을 정도로 말을 잘 하지 못함을 표현합니다. 모세는 이렇게까지 자신을 묘사함으로써 얼마나 자신이 말을 못하는 자인지 자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에게는 약한 언변이 컴플렉스였을 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역할을 받은 자가 말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에 있어 모세 개인의 능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부족한 능력은 아론이 채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의 말을 듣지 않은 것과 바로가 그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은 모두 각각의 잘못이었습니다.

 

2. 모세와 아론이 여호와께서 자기들에게 명령하신 대로 행하였더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의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은 마음의 상함과 가혹한 노역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출 6:9). 여기서 마음의 상함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קֹצֶר(발음: 코체르)는 "상함"으로 번역되었지만 원래 "조급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를 적용하면 하나님께서 앞으로 큰 일을 이루실 계획인데 일순간의 고난으로 인해 인내하지 못하고 모세의 말을 듣지 않았음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바로는 마음의 완악함으로 인해 모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출 7:3). 이로 인해 하나님께서는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실 것이고 그는 재앙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모세와 아론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바로가 어떻게 행하든지 상관없이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면 되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듣는 이들의 변화에 대한 책임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있는 그대로 순종할 책임만 있었습니다. 만약 그들의 능력이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면 여호와의 이름이 높아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전도자나 설교자나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전달할 책임이 있지 사람을 변화시킬 책임이 있지 않습니다. 씨를 뿌리거나 물을 주는 것은 사람이 해도 자라게 하시는 것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고전 3:7). 꼭 말씀을 전하는 일만이 아니라도 모든 일에 있어 그리스도인에게 요구되는 것은 "순종"입니다. 결과를 재단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주께서 맡기신 일에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 기쁨이 될 것입니다. 내 능력을 보지 말고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보며 오직 순종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