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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브리어 원뜻성경(162)]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 (출애굽기 4장 25절)
    히브리어(구약성경) 2023. 2. 21. 09:03
    כִּ֧י  חֲתַן־  דָּמִ֛ים  אַתָּ֖ה  לִֽי
    “You are indeed a groom of blood to me!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
    (출애굽기 4장 25절)

     

    약한 모습을 보이는 모세에게 용기를 불어 넣으시면서까지 하나님께서는 그를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삼으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막 구원의 여정을 시작하려는 모세를 하나님께서는 죽이려고 하셨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그를 세우시고 바로 죽이려 하신 걸까요?

     

    1. 그를 죽이려 하신지라

    앞에서 언급한 의문, 곧 모세를 세우시고 또 바로 죽이시려는 하나님의 의도가 어색하기에 이 스토리는 많은 해석이 있습니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출애굽기 4장 24 ~ 26절의 히브리어 본문에는 "모세"라는 단어가 없다는 것입니다. 모두 "그"라는 대명사로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구절들에 대한 해석 중 하나는 하나님께서 죽이려고 하신 것은 모세가 아니라 게르솜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해석은 23절에서 언급된 "장자" 이야기와 맞물리는데요, 하나님께서는 애굽에서 다양한 이적을 나타내실 것인데 가장 놀라운 이적으로 애굽의 모든 장자를 죽이실 것이었습니다. "장자"라는 단어가 언급된 상황에서 이어지는 24절의 대명사는 동일한 "장자"를 가리킬 것으로 예상되고 모세의 장자 게르솜이 여러가지 이유로 할례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할례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임을 나타내는 중요한 예식이며 할례를 받지 않았을 경우 약속의 자손에서 끊어지게 됩니다(창 17:14). 애굽에서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 안에 포함되려면 당연히 할례를 통해 그 분의 약속 안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야 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게르솜의 할례는 너무나 중요한 것이었고 하나님께서는 이를 알려주시기 위해 그런 모습을 보이신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런 해석에서 십보라가 말한 "피 남편"이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חֲתַן־  דָּמִ֛ים(발음: 하탄 다밈)인데 חָתָן(발음: 하탄)이 "남편"이라는 뜻 외에 "친족"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게르솜 역시 피의 언약으로 맺어진 하나님의 백성임을 나타낸다고 보기도 합니다.

     

    2. 할례때문이었더라

    그러나 보편적인 해석은 하나님께서 게르솜이 아닌 모세를 죽이려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할례때문이었습니다. 게르솜이 할례를 받지 않은 것이었죠. 게르솜이 할례를 받지 않았는데 왜 모세가 죽임을 당할 뻔 했는가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게르솜이 할례를 받지 "못한" 것은 모세때문입니다. 할례는 태어난 지 8일 만에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출 17:12). 태어난 지 8일이 지난 아기가 돌칼을 들고 스스로 할례를 행할 수 있을까요?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할례는 1차적으로 부모의 책임이고 좀 더 확장하면 그 집안 모든 어른들의 집단 책임입니다. 출애굽기 전반부에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이스라엘 민족을 단수 대명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 무리"라는 단어 자체가 단수일 수도 있겠지만 이스라엘 민족을 하나의 언약 공동체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어느 집안에서 8일된 아기가 할례를 받지 않고 있다면(행여 깜빡하고 잊을 수 있으니) 다른 어른이 그것을 알려주어 하나님의 언약에서 끊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했습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으로서 할례, 곧 하나님의 언약에서 끊어지는 일보다 두려운 일은 없습니다. 그들의 흥망성쇠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에 따라 "은혜"로 되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해석을 취하든 게르솜이 할례를 받지 않은 것과 관련하여 모세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현명한 아내였던 십보라는 하나님께서 왜 그렇게 행동하려 하셨는지 빠르게 이해했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재앙을 돌이키셨습니다. 이 스토리를 통해 여러 교훈을 받을 수 있겠지만 저는 할례에 대한 부모의 책임이라는 부분이 마음에 남습니다. 나는 내 자녀가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거할 수 있도록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하나님 안에서 중요한 일이 분명함에도 사소한 일처럼 여기거나 자녀들에게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지는 않는지... 우리 자녀들이 하나님의 축복 안에 거하고 그 안에서 평안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 부모로서의 책임이고 하나님 앞에서 가장 귀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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