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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브리어 원뜻성경(118)] 길르앗, 갈르엣, 여갈사하두다 (창세기 31장 47절)
    히브리어(구약성경) 2022. 10. 28. 13:00
    וַיִּקְרָא־  לֹ֣ו  לָבָ֔ן  יְגַ֖ר  שָׂהֲדוּתָ֑א  וְיַֽעֲקֹ֔ב  קָ֥רָא  לֹ֖ו  גַּלְעֵֽד
    And Laban called it Jegarsahadutha but Jacob called it Galeed

    라반은 그것을 여갈사하두다라 불렀고 야곱은 그것을 갈르엣이라 불렀으니
    (창세기 31장 47절)

     

    자신의 무죄함과 그간의 노고를 어필한 야곱. 이제는 모든 것을 인정하고 그를 보내줘야 할 것 같은 라반.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서로 언약을 맺고 증거의 돌무더기와 기둥을 세웁니다. 그런데 라반은 그것을 "여갈사하두다"로, 야곱은 "갈르엣"으로 서로 다른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1. 길르앗은 갈르엣이고 여갈사하두다

    지금 두 사람은 길르앗 산에 있습니다(창 31:23). 길르앗은 히브리어로 גִּלְעָד(발음: 길라드)인데 사실 야곱이 붙여준 갈르엣, 히브리어 גַּלְעֵד(발음: 갈레드)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어떻게 유래된 이름이 먼저 기록되고 그 이름이 지어진 배경이 나중에 등장한 것일까요? 창세기는 모세가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기록한 것입니다. 따라서 모세는 이미 그 산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그 산의 이름이 어떻게 길르앗이 된 것인지 성경을 읽게 될 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지요. גַּלְעֵד(발음: 갈레드)는 "무더기"를 의미하는 גַּל(발음: 갈)과 "증거, 증인"라는 의미의 עֵד(발음: 에드)가 합쳐진 단어로 "증거의 무더기"라는 뜻입니다. 야곱과 라반이 돌기둥과 돌무더기를 쌓고 언약을 맺었기에 그렇게 붙인 것입니다. 그런데 라반은 이 "증거의 무더기"를 갈르엣이라고 부르지 않고 여갈사하두다라고 불렀습니다. 여갈사하두다는 아람어인데요, 아람어는 셈족 계통의 언어로 히브리어와 매우 유사합니다. 여갈사하두다는 아람어로 יְגַ֖ר  שָׂהֲדוּתָ֑א(발음: 예가르 사하두타)인데 יְגַ֖ר(발음: 예가르)גַּל(발음: 갈)와 비슷하고 שָׂהֲדוּתָ֑א(발음: 사하두타)에 사용된 단어가 "증거, 증인"이라는 의미의 שָׂהֵד(발음: 사헤드)에서 파생된 것으로 본다면 여갈사하두다 역시 "증거의 무더기"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즉, 야곱과 라반은 같은 의미를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왜 굳이 같은 의미의 두 단어를 기록한 것일까요? 이것은 앞선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라반을 아람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2. 무더기를 넘어 와서 해하지 말라

    돌기둥과 돌무더기를 기준으로 라반은 중요한 언약을 체결합니다. 그것은 바로 돌무더기를 넘어 서로에게 해를 가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이것은 서로의 지역과 소유를 존중하는 것과 더불어 삶의 경계를 구분짓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나는 아람 사람이고 여기는 아람 땅이니 너는 이 지역에 올 생각을 하지 마라, 나도 히브리 사람인 너희에게로 가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길르앗 산과 지역의 구분에 대한 스토리가 야곱의 여정 중 갑자기 등장하게 된 것이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모세 오경이 완성되고 전달되는 시점이 만약 가나안 입성 전이었다면 지역에 대한 기록은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브라함으로부터 약속된 그 땅에 이제 막 들어갈 것이고 그 땅의 민족들을 멸절하며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대로 땅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땅이 이스라엘의 것이 아니었고 딱! 정해진 지역에 대해서만 취할 수 있었습니다. 정해진 지역을 넘어 가서도 안되었고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은 민족과 긴밀하게 교제해서도 안되었습니다. 약속의 땅에 거한다는 것은 풍요로운 지역을 얻게 되었다는 것보다 하나님의 보호를 받으며 그 분을 섬기는 구별된 민족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했습니다. 야곱(이스라엘)의 후손들은 그것을 가슴에 새겨야 했습니다.

     

    성경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 2:9)

     

    신분의 변화를 지역의 변화로 표현한 베드로전서 2장 9절의 말씀이 오늘 본문 내용과 많이 닮지 않았나요? 놀라운 신분을 은혜로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 분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는 자로 세상에 비춰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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