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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브리어 원뜻성경(119)] 아브라함의 하나님, 나홀의 하나님 (창세기 31장 53절)
    히브리어(구약성경) 2022. 10. 31. 17:34
    אֱלֹהֵ֨י  אַבְרָהָ֜ם  וֵֽאלֹהֵ֤י  נָחֹור֙  יִשְׁפְּט֣וּ  בֵינֵ֔ינוּ  אֱלֹהֵ֖י  אֲבִיהֶ֑ם  וַיִּשָּׁבַ֣ע  יַעֲקֹ֔ב  בְּפַ֖חַד  אָבִ֥יו  יִצְחָֽק
    The God of Abraham and the God of Nahor the God of their father judge betwixt us And Jacob sware by the fear of his father Isaac

    아브라함의 하나님, 나홀의 하나님, 그들의 조상의 하나님은 우리 사이에 판단하옵소서 하매 야곱이 그의 아버지 이삭이 경외하는 이를 가리켜 맹세하고
    (창세기 31장 53절)

     

    더 이상은 딸들과 손자들을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라반은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하나님께서 공의롭게 판단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그런데 라반이 하나님을 언급하는 모습에서 약간 어색한 부분이 있는데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라는 표현은 익숙한데 나홀의 하나님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요?

     

    1. 엘로힘의 의미

    일반적으로 엘로힘이라는 단어는 하나님을 나타내는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어 אֱלהִים(발음: 엘로힘)은 보통 "신들"이라는 의미로 복수(둘 이상)의 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라반이 야곱을 쫓아온 이유가 "자신의 신", 곧 드라빔을 찾기 위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라반이 자신의 꿈에 나타난 하나님의 말을 듣고 야곱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창 31:29). 창세기 31장 29절에서 라반은 꿈에 나타나신 하나님을 "너희 아버지의 하나님"이라고 말하면서 자신과는 상관없는 분으로 묘사했습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해볼 때 창세기 31장 53절에서 라반이 말한 하나님,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과 나홀의 하나님은 서로 다른 하나님을 말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브라함의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신 여호와 하나님이시고 나홀의 하나님은 드라빔과 같은 우상을 말하는 것이지요. 라반의 생각을 이렇게 해석한 성경은 "나홀의 하나님", 곧 히브리어 אלֹהֵ֤י  נָחֹור֙(발음: 엘로헤 나호르)로 기록된 부분을 "나홀의 신들"(the gods of Nahor)로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라반은 범신론적 사상에 물들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면 다양한 신을 섬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은 것일까요? 그의 잘못된 믿음에 야곱은 유일하신 여호와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2. 이삭이 경외하는 이를 가리켜 맹세하고

    어떤 신이든 이 맹세에 보증이 되어 달라는 라반의 입장과는 달리 야곱은 그의 아버지 "이삭이 경외하는 이"를 가리켜 맹세했습니다.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בְּפַ֖חַד  אָבִ֥יו  יִצְחָֽק(발음: 베파하드 아비브 이츠하크)인데 "경외하다, 두려워하다"는 פָחַד(발음: 파하드)에서 파생된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야곱은 여호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라반과는 달리 자기 아버지의 하나님, 그리고 할아버지의 하나님이신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맹세했고 곧바로 그 분이 기뻐하시는 희생제사를 드렸습니다. 창세기 31장 54절에 기록된 "제사를 드리고"라는 문장은 히브리어로 וַיִּזְבַּ֨ח  יַעֲקֹ֥ב  זֶ֙בַח֙(발음: 바이지바흐 야아코브 제바흐)인데 무언가를 드리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זָבַח(발음: 자바흐)가 사용되어 "희생제물을 드린다"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야곱은 그렇게 자신의 믿음을 당당하게 드러내었습니다.

     

    범신론적 사상은 특정 종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탐심 역시 우상숭배라고 말씀하셨습니다(골 3:5).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유리하면 모두 신으로 섬깁니다. 우상의 물건을 만드는 것만이 신으로 섬기는 행동은 아니죠. 자신의 힘과 노력을 무언가에 집중하면 그것이 다 신이고 믿음의 대상입니다. 유일하신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이기적인 태도라고 세상은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런 능력도 없는 대상을 섬기는 것이 정말 현명한 일일까요? 갈 수록 믿음을 드러내는 것이 옳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는 세상입니다. 라반 앞에서 당당히 여호와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던 야곱처럼 우리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을 드러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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