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원뜻성경(3)] "그리고 그 땅은..." - 이야기의 연속(창세기 1장 2절)

וְהָאָ֗רֶץ  הָיְתָ֥ה  תֹ֙הוּ֙  וָבֹ֔הוּ  וְחֹ֖שֶׁךְ  עַל־  פְּנֵ֣י  תְהֹ֑ום  וְר֣וּחַ  אֱלֹהִ֔ים  מְרַחֶ֖פֶת  עַל־  פְּנֵ֥י  הַמָּֽיִם׃ 
The earth was formless and void, and darkness was over the surface of the deep, and the Spirit of God was moving over the surface of the waters.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창세기 1장 2절)

1. 그리고...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וְהָאָ֗רֶץ  wə-hā-’ā-reṣ,(베 하아레츠)

 

한국어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히브리 원어에는 땅이라는 말 앞에 "그리고"라는 단어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말이지만 "그리고"라는 단어는 앞에 있었던 문장과의 연결상태를 보여줌과 동시에 시간의 연속적인 흐름을 나타냅니다. "그리고"라는 단어를 붙여서 해석하면 다음과 같은 뉘앙스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그리고 그 땅은 혼돈하고 공허하며 

 

하나님께서는 1절에서 하늘들과 땅을 만드셨고 2절에서는 1절에서 만들었던 그 땅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창조의 큰 두 가지 범주인 하늘들과 땅들 중 땅, 곧 지구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성경이 단어의 세세한 사용과 연결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또한 성경이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록되었음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일어났던 일들을 하나씩 나열한 기록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마치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하는 편지와 같은 것이지요. 그렇기에 우리는 창세기 1장을 읽을 때에도 창조자의 뜻을 알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창조의 기록으로서도 분명한 가치가 있지만 전능하신 그 분께서 왜 땅을 창조하시고 그 땅의 처음 모습을 기록하셨을까요?

 

2. 혼돈과 공허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הָיְתָ֥ה  תֹ֙הוּ֙  וָבֹ֔הוּ hā-yə-ṯāh  ṯō-hū  wā-ḇō-hū,  (하예타 토후 바보후)

 

혼돈하고 공허했다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 단어들이 구약 성경의 다른 곳에서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상태를 나타낼 때 사용되었다"는 것을 통해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영어성경은 형태가 없고 비어있었다는 단어로 표현했는데 전쟁 상황의 땅을 생각해보며 "아직 땅은 준비되지 않았다"라는 의미로 생각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왜 땅의 처음 상태를 기록하셨을까... 아마도 그 분께서는 이제부터 진행되는 창조들이 땅에서 일어날 일들이고 아무 것도 없는 그 안에 무언가를 채워넣은 목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신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마치 어떤 부부에게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를 위해 방을 하나 준비했는데 그 방에는 지금 아무 것도 없지만 앞으로 채워나갈 것을 기록하려는 것처럼 말이죠. 지금 우리는 완성된 지구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는 것을 안다면 내가 숨을 쉬는 공기, 먹을 것을 주는 나무와 땅, 그리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태양까지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지금의 모든 것들에 나는 얼마나 감사하며 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