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원뜻성경(184)] 십계명 -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출애굽기 20장 8절)

זָכֹ֛ור֩  אֶת־  יֹ֥֨ום  הַשַּׁבָּ֖֜ת  לְקַדְּשֹֽׁ֗ו 
Remember the Sabbath day, to keep it holy.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출애굽기 20장 8절)

 

십계명 중 1계명에서 4계명은 하나님에 대한 것인데 4계명인 "안식일"에 대한 것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1계명부터 3계명까지는 하나님 그 분 자체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면 안식일은 그 분이 하신 일을 언급합니다.

 

1. 안식일을 기억하라

개역개정의 번역은 안식일을 "지키라"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히브리어 원문을 이끄는 동사는 זָכַר(발음: 자카르)로 "기억하라"입니다. "기억하라"는 의미를 "지키라"는 의미로 번역했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 것은 아니지만 행위적인 속성을 강조하는 "지키라"와 마음의 자세를 의미하는 "기억하라"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일단 이 문장을 바라보면 안식일을 잘 계산해서 반드시 지킨다거나 안식일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임 아님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 날이 어떤 날이기에 하나님께서 그 날을 "기억"하라고 하셨는지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안식일을 기억해야 하는 목적을 그 날을 "거룩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그 날이 어떤 날인지 기억하면서도 거룩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그 날을 기억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날이 거룩한 이유를 모든 것을 창조하신 후 쉬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2. 아무 일도 하지 말라

하나님께서는 안식일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일반적인 생각에 "거룩"은 죄가 없는 상태로 인식될 수 있는데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간단히 생각을 해봐도 특정 날이 거룩하게 되었다는 것에 죄의 개념을 적용하면 특정 날이 부정했는데 깨끗하게 되었음을 말하므로 이상한 문장이 됩니다. 굳이 그런 개념을 적용한다고 해도 안식일에는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 날이 더러운 날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거룩"이라는 단어는 "성별"이라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영어로 얘기하면 holy(거룩한)와 righteous(의로운)는 구별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거룩이 성별의 의미를 가진다면 우리는 안식일이 어떤 날이 되어야 할 지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날은 오직 "여호와를 위한 날"이 되어야 합니다. 안식일에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하나는 6일 동안 수고한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쉼을 주시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죽는 날까지 계속해서 일하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람은 휴식이 필요합니다. 휴식하지 않으면 삶을 영위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람의 상태를 아시는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휴식을 주시고 힘차게 삶을 영위하도록 환경을 만드셨습니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안식일에 휴식만 취한다면 그 날을 거룩하게 하는 목적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아무 "일"을 하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하신 "일"을 기억하며 주께 찬양과 영광을 돌려야 할 것입니다. 그 것이 바로 안식일을 기억하고 거룩하게 하라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됩니다.

 

하나님께서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을 거룩하게 부르셨습니다. 교회라는 말의 헬라어 원어도 에클레시아로 "따로 불려낸 무리"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성별된 자, 곧 거룩하게 구별된 자는 모든 날을 안식일처럼 대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매일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따로 구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거룩한 삶을 사십시오"라는 말에 "오늘은 하나님의 명령에서 벗어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나아가 "오늘 하루 하나님을 위해 내 삶을, 내 시간을 특별히 떼어 놓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자신의 자녀들이 스스로의 삶을 거룩하게 할 때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께서는 크게 기뻐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