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원뜻성경(249)] 네게 임한 영을 그들에게도 임하게 하리니(민수기 11장 17절)
וְאָצַלְתִּ֗י מִן־הָר֛וּחַ אֲשֶׁ֥ר עָלֶ֖יךָ וְשַׂמְתִּ֣י עֲלֵיהֶ֑ם
I will take away some of the Spirit who is upon you, and put Him upon them
네게 임한 영을 그들에게도 임하게 하리니
원망하기를 그치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혼자 감당하는 것이 모세에게는 너무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차라리 죽기를 바라는 모세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그의 영을 나눠 다른 사람들이 함께 짐을 질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1. 네게 임한 영을 빼어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임한 영, 곧 하나님의 영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주실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개역개정은 민수기 11장 17절의 이 부분을 모세에게 임한 영과 동일한 영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임할 것으로 번역했지만 원문의 내용은 조금 다릅니다. 해당 문장은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하나는 "내가 너에게 임한 영을 빼낼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둘 것이다"입니다. NASB는 이 부분을 직역하여 "take away"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모세에게 임한 영이 그에게서 떠나는 것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쉽게 간과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을 더이상 모세에게 하나님의 영이 거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모세 위에는 계속해서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고 그의 권위는 전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모세에게 임한 영을 빼내어 다른 사람에게 두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저는 동일한 영이 여러 사람에게 나눠지는 하나됨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여러 사람에게 모세와 동일한 영이 별도로 임하게 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사람들 사이에는 분란이 생길 지도 모릅니다. 내가 받은 영과 모세가 받은 영은 서로 다른 영이라는 주장과 함께 어떤 영이 더 우월한 것인지, 또는 어떤 영이 진정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인지에 대해 다툼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어지는 민수기 12장을 보면 미리암이 모세의 행동을 가지고 그를 비방하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비방에 대한 근거로 그녀가 삼은 것은 하나님께서 자신과도 말씀하신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하나님의 영이 나눠진 것이 이와 같은 비방과 분쟁의 발단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영과 나눠진 영이 모두 하나의 영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강조하길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빼내다, 분리하다"는 의미의 אָצַל(발음: 아찰)은 하나님의 의도를 가지고 정확하게 번역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다른 영이 칠십 명의 장로들에게 임한 것이 아니라 모세 위에 있는 같은 영이 나눠진 것입니다.
2. 네가 나를 두고 시기하느냐
하나님께서 여러 사람에게 하나님의 영을 임하게 하셨을 때 진중에서도 두 명의 사람이 예언하기 시작했습니다. 여호수아는 모세에게 이 사람들의 행동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모세는 여호수아에게 "네가 나를 두고(위해) 시기하느냐"고 물어봅니다. 여호수아가 어떤 의도로 그런 요구를 모세에게 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가 모세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은 정황상 맞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모세를 위해 그렇게 했다고 할 지라도 그것은 모세가 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세는 자신이 모든 일을 감당하기 어려웠기에 하나님께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했고 그에 대한 하나님의 조치는 다른 사람에게도 영을 나눠주는 것이었기에 오히려 모세는 그런 일들이 발생한 것에 대해 기뻐했을 것입니다. 사실 모세는 지금 지속적으로 하나님과 자신을 향해 원망과 비방을 쏟는 백성들에게 지쳤습니다. 그는 리더가 되어 그 자리에 있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각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하기만을 바랬습니다. 그렇기에 할 수만 있다면 정말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여 모두 다 하나님의 뜻을 말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기를 진정으로 원했던 것입니다.
우리 마음 속에 높아지기를 원하는 욕심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거룩한 사역에 관한 일일 지라도 그것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모든 하나님의 사역에 있어 그것을 하는 본질은 무엇일까요? 모두 아는 대로 영혼의 구원과 영적 성장입니다. 주변에 아직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믿고 거듭나게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 주변에 아직 성장하지 못한 성도가 있습니까. 교회를 통해, 성경공부를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기대하는 것은 그가 하나님 앞에 올바로 서기 원하는 것입니다. 내가 하는 사역이 부흥되기를,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하기를, 규모가 더 커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 사역의 본질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본질에서 벗어난 일에 우리의 기도를 집중하곤 합니다.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을 버린다면, 지나친 욕심을 버린다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자리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하면서 참된 보람을 느끼고 하나님 앞에서 표현하지 못할 겸손을 경험하며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