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원뜻성경(204)] 일곱째 날은 큰 안식일 (출애굽기 31장 15절)

וּבַיֹּ֣ום  הַשְּׁבִיעִ֗י  שַׁבַּ֧ת  שַׁבָּתֹ֛ון
on the seventh day there is a Sabbath of complete rest
일곱째 날은 큰 안식일이니
(출애굽기 31장 15절)

 

하나님께서는 이제 모세에게 내리시는 명령과 규례를 마무리하려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마지막으로 이르신 것은 "안식일"에 대한 것인데 엿새 동안은 일해도 일곱째 날에는 아무 일도 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사람들에게 좋은 것인데 왜 그 날 일을 하면 사람은 반드시 죽어야 했을까요?

 

1. 큰 안식일

먼저 개역개정에 번역된 "큰 안식일"이라는 표현에 집중해보고자 합니다. 출애굽기 31장 15절은 일곱째 날을 "큰 안식일"이라고 번역했는데요,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마치 "큰 안식일"이 있고 "작은 안식일"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큰 안식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שַׁבַּ֧ת  שַׁבָּתֹ֛ון(발음: 샤바트 샵바톤)입니다. שַׁבַּ֧ת가 안식일인 것은 모두가 알지만 שַׁבָּתֹ֛ון에 대해 어떻게 해석할 지가 관건인데요, 이 단어는 보통 "안식일 준수" 또는 "휴일"로 번역됩니다. KJV, NASB, 표준새번역까지 모두 해당 단어를 "휴식"으로 표현했는데요, 그러면 개역개정에 번역된 "큰 안식일"보다는 "휴일인 안식일" 또는 "휴식하는 안식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안식일 준수"라는 의미로 번역한다면 7일에 한 번씩 행해져야 하는 안식일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해석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개역개정은 "큰 안식일"이라고 번역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해석을 취하든 안식일은 "휴식"과 "준수"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안식일을 지켜야 했던 이유는 하나님께서 천지를 6일 동안 만드시고 7일째 되는 날 모든 일을 마치고 쉬셨기 때문입니다.

 

2. 일을 마치고 쉬다

우리가 아는 대로 하나님께서는 육체를 입고 계시지 않으시므로 피곤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출애굽기 31장 17절에 하나님께서 일을 마치고 쉬셨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마치고 쉬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שָׁבַ֖ת  וַיִּנָּפַֽשׁ(발음: 샤바트 바이나파쉬)입니다. שָׁבַ֖ת(발음: 샤바트)는 "멈추다, 휴식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어에서 "안식일"이라는 단어가 파생되다보니 관련된 단어들이 모두 "쉼"과 연관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멈추다, 중단하다"는 의미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실 이어지는 단어가 더 흥미로운데 נָפַשׁ(발음: 나파쉬)는 "숨을 돌리다", 영어로는 "to be refreshed"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 단어가 가진 새로운 의미로 해당 문장을 다시 써보면 "일을 멈추고 한 숨 돌린다"가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의도적으로 6일 동안 세상을 창조하시고 7일째 되는 날 잠시 멈추셨습니다. 7일째 되는 날 하나님께서 안식하시면서 무엇을 하셨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더 이상의 일은 없었다는 것이고 그 날은 하나님 앞에서 매우 거룩한 날이 되었습니다.

 

안식일의 목적은 출애굽기 31장 13절에 기록된 대로 "나는 너희를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게 함이라"입니다. 아울러 이스라엘 백성들이 안식일을 지켜야 했던 이유는 하나님께서 천지를 그렇게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들과 완벽한 연합 속에 거하기를 원하십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 11:45)는 말씀은 하나님의 영광을 자신의 백성들이 더럽히지 말라는 뜻도 있겠지만 자신과 동일한 생각과 상태 속에서 자신의 백성들과 교제하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항상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다가오지만 정말 그 분이 자신의 백성들을 부담 속에 밀어 넣으려고만 하실까요?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은 거룩함 속에 끊이지는 않는 교제임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